민주당 잠룡 이낙연·정세균 전현직 총리계 사람들 대거 출마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측근 내세워 당내 세력화
황교안 '1당 목표', 안철수 '제3지대' 성공 위해 측근들 출격

(왼쪽부터)이낙연 전 국무총리, 정세균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황교안 한국당 대표, 안철 수 전 국민의당 댜표.
(왼쪽부터)이낙연 전 국무총리, 정세균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황교안 한국당 대표, 안철 수 전 국민의당 댜표.

4·15 총선은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의 변곡점인 동시에 차기 대통령선거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 간 정치구도가 바뀌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울러 정치권의 관심이 차기 대선으로 향하게 되면 '현재권력' 보다  '미래권력'에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차기 대서주자 '사단'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국회에 입성하느냐는 차기 대권구도의 밑그림이 될 수 있다. 현재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의 측근이거나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총선에 출격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세균 신임 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의 측근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도 황교안 대표의 측근 인사들이 총선 채비를 마친 상태다. 최근 귀국해 기존 정당을 탈피한  ‘제3지대 세력화’를 공언한 안철수 전 국 민의당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도 총선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성적은 ‘주군’인 대선주자들의 2022년 대선 성적과도 연결된다. 측근 인사들의 금배지 수가 많을수록  ‘주군’인 대선주자들은 원내 주도력을 더 얻게 되고, 자신의 세력을 모으거나 존재감을 키우는 데 주효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총선 도전장 낸 ‘이낙연 사단’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으나 당내 세력 기반이 약하다. 따라서 총선을 통해 당내 세력화가 필요한 만큼 '이냑연 사단'의 총선 성적은 이후 대권가도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이 전 총리의 측근은 국무총리와 전남지사 재직 시절 함께 근무했던 인사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인사들 중에는 배재정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지용호 전 정무실장, 이상식 전 민정실장이 대표적이다.

배 전 실장은 19대 비례대표였다가 20대 총선에서 낙선했으며, 작년 12월 17일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부산 사상구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 전 실장은 서울 동대문을, 이 전 실장은 대구 수성을에 도전한다.

문은숙 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도 경기 의정부을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 14일 자로 사퇴했고, 20일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로부터 후보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 전 총리의 전남지사 재임 시 최측근이었던 우기종 전 전남도 정무부지사는 전남 목포에서 경선을 준비 중이다. 이남재 전 이낙연 전남지사 정무특보도 광주 서구을에서 나온다.

현역 의원으로는 이 전 총리의 지역구였던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을 이어받은 이개호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3선에 도전한다.

 

■막강 인력의 '정세균 사단' 전국적 포진

정세균 의원이 국무총리에 오르면서 벌써 범여권 차기 구도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6개월째 독주를 이어가던 여권 차기 레이스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사실 정 총리는 오래전부터 여권 잠룡으로 평가받았지만 ‘잘 뜨지 않는’ 정치인이다. 하지만 합리적 진보, 중도 이미지와  경제전문가라는 점 등의 장점이 있어 총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이낙연 전 총리와 같은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상당하다.
 
무엇보다 정 총리의 강점은 6선 국회의원과 당 대표 등 고위 당직을 맡으면서 연결된 계파를 넘나드는 막강한 인력이다. 정 총리는 새정치국민회의에서 김대중 당시 총재 특보를 지냈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장, 민주당 대표 등 당 최고위직을 잇달아 역임했다. 또한 15대부터 20대까지 내리 6번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2012년 19대 국회 때부터 '정치 1번지' 종로에 뿌리를 내렸다.
 
이러한 정치 이력을 배경으로 이른바 '정세균계'로 불리는 정치인들이 다수 있고, 이번 총선에 대거 출마한다. 우선 지난 2012년 대선 경선 당시 정세균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았던 이원욱 의원이 대표자로 경기도 화성을에 3선 도전을 한다.
 
현역 의원 중에는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문재인 캠프, 안희정 캠프 등으로 나뉘면서 정 총리의 색이 옅어졌지만 '정세균계'로 분류되던 의원들이 다수 있었다. 박병석 김진표 최재성 안규백 백재현 김상희 백혜련 김영주 김영진 김철민 위성곤 의원 등이다.
 
이밖에 정 총리가 국회의장 시절 국회 부대변인으로 보좌하다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권혁기 전 관장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지역구인 서울 용산에 도전한다.
 
■‘박원순 사단’은 서울 집중 공략

2017년 대선에서 출마를 접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으로선 당시 세력 부족을 절감한 탓에 이번 총선에서의 측근들의 약진이 절실하다. 이들의 당선 여부가 대선을 앞둔 박 시장의 세력화에 가늠자가 될 수 있다.

박 시장의 측근 중 총선에 나선 현역으로는 기동민(서울 성북을)·남인순(송파병)·박홍근(중랑을)·김영호(서대문을) 의원 등이 있다.

원외 인사들 중엔  ‘박원순 캠프’ 대변인 출신인 박양숙 전 서울시 정무수석은 충남 천안병에 출마해 같은 당 윤일규 의원과 경쟁하고 있다. 최종윤 서울시 전 정무수석는 경기 하남에서, 박 시장의 법률 자문 역할을 해온 민병덕 변호사는 경기 안양동안갑에서 출마했다. 민 변호사는 같은 당 이석현·권미혁 의원 등 두 명의 현역 의원과 경쟁하고 있다.

박 시장의 ‘부시장’ 출신인 윤준병 서울시 전 행정부시장은 전북 정읍·고창에서, 김원이 서울시 전 정부무부시장은 전남 목포에서 출마해 활동 중이다.

박 시장의 ‘비서실장’들은 설욕전을 준비 중이다. 허영 강원 춘천 당협위원장은 춘천에서, 천준호 서울 강북갑 당협위원장은 서울 강북갑에서 나온다. 두 사람 모두 20대 총선에서 각각 자유한국당 김진태·정양석 의원에게 패배한 바 있다.

 

■이재명 지사 ‘국회 인맥’ 절실, 측근들 출마

2017년 대선 당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국회 내 측근 현역 의원들이 별로 없는 편이라 이번 총선에서 많은 의원들을 배출할지 관심이 모인다. 더욱이 이 지사의 경우엔 직권남용 등 혐의로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는 터라 측근들의 총선 승리가 절실하다.

이 지사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경기 용인갑 출마를 선언했다.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의 경우 경기 성남 분당갑에 도전했다. 조계원 전 경기도 정책수석은 고향인 전남 여수에서 출마한다.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백종덕 변호사도 경기 여주·양평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이 지사와 가까운 김경표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은 경기 광명갑에, 임근재 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상근이사는 의정부을에 출마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 '1당 목표', ‘비례한국당’도 변수

야권에서 가장 높은 대선 주자 지지율을 갖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번 총선 결과가 누구보다 중요하다.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켜 민주당을 제치고 ‘제1당’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황 대표에겐 대권 도전이 걸린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황교안 사단’은 일단 지난해 말 자신이 직접 ‘친황 체제’로 구축한 초·재선 당직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박완수 사무총장과 추경호 총선기획단 간사가 대표적이다. 추 의원은 황 전 총리 재직 시절 국무조정실장이었고, 박 의원은 창원시장 재직 시절 황 전 총리가 창원지검장으로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송언석 전략기획부총장, 김명연 당 대표 비서실장, 김성원·전희경 대변인, 민경욱·박맹우 의원 등이 황 대표 측근으로 꼽힌다.

원외 인사로는 원영섭 조직부총장이 부산 진갑에 출사표를 던졌고, 황 대표의 국무총리 시절 민정실장이었던 이태용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서 출마했다. 

검찰 출신인 황 대표의 검찰 인맥 인사들로 정점식 의원이 경남 통영·고성에서 재선에 도전하고,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충북 청주상당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한국당이 창당을 준비 중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가칭)도 황 대표의 총선 전략을 가를 관건으로 거론된다. 미래한국당으로 황 대표의 측근들이나 그의 뜻을 따르는 당내 인사들을 대거 보내 비례대표 의석을 노릴 가능성이 나온다.

한국당에선 미래한국당과 한국당이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석을 동시에 공략한다면 민주당을 제치고 다시 제1당 지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표가 제1당을 이뤄낼 경우 그의 범보수 지지율은 더 상승할 것으로 한국당은 전망하고 있다.

 

■안철수  ‘제3지대’ 바람 일으킬 측근들은?

1년4개월 만에 여의도 정치권으로 돌아온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밝혔지만 이번 총선이 누구보다 중요한 당사자이다. 안 전 대표는 “실용적인 중도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해 총선에 적극 나설 것을 표명했다. 4년 전 총선 때처럼 ‘제3지대’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선 ‘실용’과 ‘중도’를 대표할 인재들을 모으는게 필수적인데 일단은 안 전 대표의 측근 현역 의원들이  총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주로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로 꼽히는 의원들이다. 지난 19일 인천공항 입국 시 그의 옆에 섰던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태규·이동섭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권은희 의원은 광주 광산을에 재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김삼화 의원은 서울 강남병 출마가 예상된다. 김수민 의원은 충북 청주청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태규 의원은 천안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선거구제 개편에 따른 권역별 비례대표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신용현 의원은 대전시 유성을 지역구 출마가 유력시된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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