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흘러가버린 9·19 2주년…답변없는 北
文대통령 유엔 총회 계기 '대북 메시지' 발신에 관심

남북 평양공동선언 2주년을 맞아서도 북한이 침묵을 지키면서, 냉랭한 남북관계 기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미 대선이 열리는 11월까지는 북한의 묵묵부답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는 대화 복원만이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지 아래 지속적인 시그널을 보낼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2년 전 9·19 평양공동선언 당시를 상기하며 "남북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길 바라는 소회가 가득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소망과 국제 사회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들"이라며 "그 감격은 생생하건만 시계가 멈췄다. 합의가 빠르게 이행되지 못한 것은 대내외적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록 멈춰 섰지만, 평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주년을 하루 앞둔 18일에는 청와대에서 불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만남과 대화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남북 합의 이행을 강조하며 북한을 향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뿐 아니라 취임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며 남북관계 복원을 촉구해왔다. 

그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주최한 '통일정책포럼'에서는 "남과 북이 대화의 장을 열어서 함께 건설적인 답을 찾기 위해 다시 나아가야 한다"고 했고, 지난 16일 판문점을 찾아서는 "양측 지도자의 결단을 완성하고 '남북의 시간'을 재개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남북 공동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측의 대화 손짓에도 북한은 여전히 침묵 중이다. 9·19 선언 2주년을 맞아서도 북한은 침묵을 지켰다. 20일에도 북한 관영매체들은 관련된 보도를 일절 전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6월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대남군사 행동계획들을 보류하기로 한 후 별다른 반응 없이 관망 중이다.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서만 간간히 비난 메시지를 내놓았고, 이날도 한미 양국이 외교부 국장급 실무협의체인 '동맹대화'를 신설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기사를 게시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장기화된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난, 태풍·수해 피해 등 내부적 문제에 전념하고 있어 대외 상황 관리가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한 북한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 미국의 대선 상황을 지켜보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기에 오는 11월까지는 당분간 침묵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과 정부는 북한에게 협력을 비롯해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할 방침이다. 

특히 오는 23일 화상으로 진행되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대북 메시지를 낼 것으로 관측되면서, 어떤 제안이 담길지 주목된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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