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안철수 대신 '윤희숙'…공정거래 3법에는 찬성
"통합된 의견 맞냐" 의견 수렴 부족 등에 대한 우려 목소리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극우와의 절연으로 지지율 상승라는 가시적 성과를 얻은 김 위원장은 내년 4월 보궐 선거를 겨냥해 당내 인재 발굴에 나서는 한편, 공정거래 3법 개정 등 또 다른 이슈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는 당내 반발에 부딪혀 순탄하게 출발하지 못했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과와 당명 개정 및 정강·정책 개정을 잇달아 성공하며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에 김 위원장은 내년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 내부에서 거론되는 국민의당과 합당 후 안철수 대표 차출이라는 시나리오 대신 윤희숙 의원 등 당내 초선 의원을 언급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보수정당이 손사래를 쳐왔던 공정거래3법 개정에 대한 찬성 의견까지 내놓으면서 자신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에 이어 다시 한번 당 체질 개선을 꽤하는 모습이다. 

진보의 가치를 보수의 시각에서 풀어내 기존 보수정당의 가치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수도권, 20~40대 등 중도층 유권자를 끌어 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우려가 일고 있다. 당의 지향점과 다른 행보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부족한 대안제시, 당내 의견 수렴 없는 '독불장군' 이미지 때문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나서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러브콜하는 것과 달리 합당 등 힘을 합칠 때는 때가 있다며 다소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와 관련 주 원내대표는 앞서 한 방송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도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힘을 합치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당내 분위기와는 다소 다르다. 

한 수도권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초선인 윤 의원을 언급하는 것은 (초선 의원들을) 자기 세력으로 만들기 아니겠냐"며 "윤 의원은 좋은 사람이지만 현재 상황이 윤 의원 본인에게 좋을 건 없다. 실제 윤 의원이 서울시장에 나간다고 해도 정치 경험도 없고, 세력도 없는데 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공정거래 3법 역시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보수정당은 손사래를 쳐왔던 공정거래3법 개정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한 수도권 의원은 "김 위원장의 제안은 구체성이 없다. 국민의 관심과 미디어의 이목을 집중에는 뛰어나지만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 각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정거래3법만 해도 어떤 것을 찬성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과 통합도 김 위원장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김 위원장이 뭐라고 안 대표가 되고 안 되고를 말하느냐"며 "전당원 의사나 의총에서 물어봐야하는 것 아니냐. 그런 차원에서 불만은 커질 것"이라고 했다. 

조해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것은 정상적인 체제가 아니다. 민주적이지도 않고. 당을 통합시키지도 못하는 거고. 그래서 100일 지난 이후 시점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서 국정감사 끝난 후 본격적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반발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장 서울·부산 시장 보궐 선거 후보를 결정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지금과 같은 나홀로 행보로 공천에까지 개입하려하면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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