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세연 질타 논란…국책연구기관 길들이기, 연구자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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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조세연 질타 논란…국책연구기관 길들이기, 연구자들 '부글부글'
  • 박상룡 기자
  • 승인 2020.09.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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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재정연구원, 지역화폐 문제점 지적 보고서 발간…이 지사 "얼빠진 결과' 발끈
조세연 "최신 데이터 활용, 연구결과 문제 없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를 맹비난한 것을 두고 유력 대권주자의 '국책연구기관 길들이기'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세연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 지사의 중점 정책사안인 지역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자 발끈한 것인데 이는 '정권에 반하는 보고서는 잘못됐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성이 보장돼야 할 연구기관에 대한 재갈 물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군다나 이번 보고서를 빌미로 해당기관에 대한 조사나 문책을 요구하는 이 지사의 글은 낙하산 인사를 앉혀 공공기관이나 연구기관을 하수인처럼 부리던 과거 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이재명 도지사는 전날(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세연 발표가 얼빠진 이유 5가지가 있다"며 글을 올렸다.

이는 앞서 조세연이 15일 조세재정브리프 105호에 수록한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대한 반박 글이다.

이 지사는 조세연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의 핵심주요정책인 지역화폐정책 정면부인 △연구시점 △보고서 발표 시점 △일방적 폄훼 △다른 연구기관과 다른 연구결과 등을 거론했다.

하지만 조세연의 보고서에는 지역화폐 발행으로 인한 장단점과 함께 대안도 모두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이 지사의 지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대통령 공약 부정" vs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돼야"

첫째로 이 지사가 문제 삼은 대통령 공약 정면부인은 오히려 연구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칭찬해야 할 부분이다. 국책연구기관이라고 해서 반드시 정권 입맛에 맞거나 정권이 내놓은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보고서를 발간하라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조세연은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사회연구회 소관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됐다. 관련 법 10조에 따르면 연구기관은 연구 및 경영에서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조세연이)문재인 정부의 핵심공약이자 현 정부의 핵심주요정책인 지역화폐정책을 정면부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 발간 시점 불순" vs "2018년 자료 최신 데이터일 뿐"

이 지사는 또 연구시점과 보고서 발간 시점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구내용은 문재인 정부가 지역화폐를 본격 시행하기 전인 2010~2018년 사이 지역화폐에 대한 것으로 현재의 지역화폐 시행시기와 동떨어진다"며 "2년 전까지의 연구결과를 지금 시점에 뜬금없이 내놓는 것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9일 추석경기를 살리기 위해 한정판 지역화폐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지사의 정책이 발표된 일주일 뒤 보고서가 발표되자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조세연 측은 이에 대해 "연구에 사용된 2018년 전국사업체 전수조사자료는 올해 발표된 최신 데이터"라며 "최신 자료를 활용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또 조세연은 보고서에서 지역화폐의 장점과 함께 단점을 지적하며 손실이 큰 지역화폐의 발행을 중앙정부가 보조해주거나 온누리상품권과 비교해 사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역화폐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만 담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기관과 연구결과 왜 달라, 문책해야" vs "문책 달게 받겠다"

이 지사는 또 다른 국책연구기관과 조세연의 연구결과가 다르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지사는 "기재부와 협의로 과제를 선정해 연구하는 조세재정연구원이 왜 시의성은 물론 내용의 완결성이 결여되고 다른 정부연구기관의 연구결과 및 정부정책기조에 어긋나며, 온 국민에 체감한 현실의 경제효과를 무시한 채 정치적 주장에 가까운 얼빠진 연구결과를 지금 이 시기에 제출했는지에 대해 엄정한 조사와 문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연구결과가 반드시 같은 결론이 나와야 한다는 법은 없다는 게 연구자들의 중론이다. 연구자의 방법론이나 데이터, 변수 등에 따라 연구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연구논문이 발표되고, 이 같은 다른 연구결과는 또다른 연구자들의 연구로 이어지는 동력이 된다. 같은 결과만 나와야 한다면 추가적인 연구는 아마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조세연 연구보고서는 단순히 연구자 1명이 보고서를 발표하고 싶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연구결과에 대해 내부 검증을 거치고 외부 교수 등 전문가의 검수도 거친다. 이 지사가 지적한 대로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면 이번 보고서를 검수한 교수나 전문가 등도 함께 조사와 문책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와 같다.

연구자들은 반발했다. 세종시에 위치한 또다른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위원은 "누가 누굴 문책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문책하겠다면 같은 연구원으로서 나도 문책 받겠다"며 "오히려 결과를 가정해 놓고 연구랍시고 발표하는 보고서들이 문제다"고 지적했다.

조세연 측은 "데이터를 왜곡하거나 이론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문제가 되진 않는다"며 "다른 연구결과를 통해 (연구자들이) 서로 리뷰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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