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남북 정상 손잡은 판문점서 9·19 2주년 대북 메시지 발신
라틴어 격언 언급하며 '합의 이행' 거듭 촉구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판문점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27일 첫 정상회담을 기념해 소나무를 심고 “평화와 번영을 심다”는 표지석을 세운 곳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통일부 제공)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판문점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27일 첫 정상회담을 기념해 소나무를 심고 “평화와 번영을 심다”는 표지석을 세운 곳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통일부 제공)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6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방문한 뒤 북측을 향해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남북간 합의 사항 이행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판문점을 찾아 약식 기자회견을 통해 로마의 법 전통이라는 라틴어 격언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Pacta Sunt Servanda)를 언급하고 "합의는 이행을 통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교착 상황인 남북관계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양측 지도자의 결단을 완성하고 '남북의 시간'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남북 공동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해 남북이 당장 할 수 있는 인도분야와 교류협력 분야의 '작은 접근'부터 진행해 나가려 한다"며 "그렇게 출발해서 다시 믿음과 신뢰의 시간을 만들어 가려 한다"고 교류협력 재개를 촉구했다. 

그는 "코로나 상황이 완화된다면 10월부터라도 판문점 견학과 DMZ 평화의 길을 신속하게 재개할 것이며, 판문점에서 소규모 이산가족 상봉도 제의하게 되길 희망한다"며 "북측도 두 정상의 약속인, 남북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 화답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미가 풀어나가야 하지만 저는 남북이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할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며 "보건의료, 방역협력, 기후환경 분야의 인도협력은 한미간의 소통을 바탕으로 정세와 관계없이 연간 일정 규모로 지속되어야 남북미가 상호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 장관은 조속한 시일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포함한 협의 채널이 복원돼 남북간 대화 재개를 희망한다고 밝히며 "남북은 숙명적인 생명·안전공동체로서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장관은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분명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한 것은 더 이상의 긴장고조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은 우리측 일부 단체의 전단 살포에 대응하여 재설치하려던 확성기를 철거하고 대남전단 준비도 중단한 바 있다"며 "작년 창린도에서 실시한 해안포 사격훈련이나 올해 5월에 있었던 GP 총격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북측은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본다"고 합의 위반은 아님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같은 정부의 판단을 언급하면서, 한미연합사령관의 판단 역시 "북측이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이날 묵묵부답인 북측을 향해 "지금도 우리는 합의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대북전단 문제의 입법과정과 북한이 반발해 왔던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축소 시행 등을 언급하며 대화 복원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물론 우리의 노력에 비해 비핵화 협상이 더디고 여전히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교류와 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다"며 거듭 대화 재개를 강조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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