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전한 회담 비화 "김정은, 비핵화 단어 진짜 힘들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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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전한 회담 비화 "김정은, 비핵화 단어 진짜 힘들어해"
  • 백민일 기자
  • 승인 2020.09.14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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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우드워드 '격노' 소개…비핵화 협상 난항 예고
김정은에 "누구보다 핵 관련 장소 잘 알아" 과시
북측 인사들 '정자세' 부러워하는 듯한 발언도
베트남 하노이에서 2019년 2월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베트남 하노이에서 2019년 2월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라는 단어에 불편해했다고 회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의 일부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미국 언론들의 발췌문 보도를 통해 앞서 알려졌던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핵무기는 너무 사랑해서 팔 수 없는 집'에 빗댔던 소위 '부동산 비유' 발언과 맞물려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회담 당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는 '비핵화'라는 단어에 힘들어했다. 그는 합의에 서명했다. 나에게 약속했다"며 "그러나 그는 진짜로 힘들어했다. 주춤거렸다"고 말했다.

당시 두 정상이 합의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4개 조항의 하나로 들어간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항목과 관련, 김 위원장이 합의 과정에서 비핵화라는 표현에 불편해했다는 뒷얘기를 트럼프 대통령 입으로 전한 셈이다.

우드워드는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언급을 소개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핵무기 포기를 꺼리는 것과 관련해 부동산 비유를 구사했다면서 "그것은 집을 사랑하는 누군가와 정말로 비슷하다. 그들은 그저 그것(집)을 팔 수 없다"는 발언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돌아온 직후인 2018년 6월 13일 트위터를 통해 "더는 북한으로부터 핵 위협은 없다"고 장담하는 등 공개적으로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대북 외교 치적을 세일즈했다. 하지만, 실은 첫 대좌에서부터 김 위원장의 태도에서 비핵화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지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에 관한 한, 어떠한 나의 사람들보다 당신의 (핵 관련) 모든 장소를 더 잘 알고 있다"고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전기공학을 가르치고 1983년 국가 과학 훈장을 받은 물리학자였던 삼촌 존 트럼프(작고)를 자신에게 다시금 상기시키며 "그는 MIT에서 42년 정도 있었다. 그는 훌륭했다. 따라서 나는 유전적으로 그 문제를 잘 이해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오찬에 대해서도 "(북측의) 모든 사람이 정자세를 하고 있었다"며 자신은 그와 같은 것을 결코 보지 못했다고 우드워드에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북측 장성이 발언하기 위해 일어섰고 너무 정자세를 한 나머지 의자가 20피트(6m) 정도 날아가 벽을 쳤다며 과장해 설명한 뒤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분도 이 사람들처럼 행동할 수 없느냐'고 농담했다"고 우드워드에게 언급했다. 

우드워드는 북한 참모들의 태도가 부럽다는 듯 자신의 참모들에게도 '정자세'를 농담조를 요구했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농담이지만 농담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고 한다. 우드워드는 이 이야기를 검증하려고 했지만 이를 기억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고 책에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났냐고 묻자 "역사상 어떤 사람보다 많은 카메라를 봤다"면서 "수백 대의 카메라를 공짜로 얻었다. 아무런 돈도 들지 않았다"라며 당시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힐러리 클린턴이 쓴 돈의 25%만 쓰고 60억달러(약 7조원) 상당의 무료기사(Earned media)를 얻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우드워드는 미디어분석업체 미디어퀀트를 인용해 사실은 '힐러리의 50%'를 지출했다고 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괴물'을 뜻하는 '몬스터'(monster)라는 단어를 써가며 "싱가포르 행사는 대단했다"라며 수천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고 거듭 자랑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사진이 있느냐고 하자 한 참모가 북미 정상이 웃으며 함께 앉아있는 찍은 16X20인치(40X50㎝) 크기 사진을 가져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행사의 홍보 효과 언급에 치중, 회담 내용으로 화제를 돌리려고 애썼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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