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대신 등장한 현송월…'2인자'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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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대신 등장한 현송월…'2인자' 어디로 갔나
  • 민대호 선임기자
  • 승인 2020.09.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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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치 집중하는 김여정…모습 감추고 모종의 '미션' 수행할 가능성
美 대선 대비 나선 듯…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최근 북한의 주요 행사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현송월 부부장에게 자신의 역할을 일부 맡긴 채 다가오는 미국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된 김 제1부부장은 제13·14차 정치국 회의 등에 참여하며 활발한 정치적 행보를 보여왔다. 또 대남·대미 성명 발표를 통해 북한의 '외치'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음을 대외에 적극 알리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국가정보원(국정원)은 김 제1부부장이 국정 전반에 있어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며 북한의 투트랙 통치 방식을 공식화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민생과 경제 등 '내치'에 집중하고 동생인 김 제1부부장은 외교를 총괄하는 방식이다. 우리 정부가 김 제1부부장을 북한의 '2인자'로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잘 나가던 김 제1부부장이 돌연 공식 석상서 모습을 감췄다. 그는 지난 7월 27일 열린 제6차 전국노병대회 이후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남한의 2인자 분류가 무색할 정도의 조용한 행보가 5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업무 중 하나였던 김 위원장의 의전도 챙기지 않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7월 광천닭공장 시찰만 하더라도 김 위원장 옆에서 직접 의전을 맡았다. 하지만 8~9월 김 위원장이 방문한 수해 현장에는 한 번도 따라나서지 않았다.

이에 반해 김 제1부부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의전을 맡아오던 현 부부장의 최근 행보가 눈길을 끈다. 마치 김 제1부부장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현 부부장은 은파군 대청리에 수해 복구 점검에 나선 김 위원장을 따라나섰다. 그의 기존 역할을 미루어 볼 때 김 위원장의 의전에 대한 총괄을 맡았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5일에는 제17차 정치국 회의에도 참석했다. 고위 간부들만 참석하는 정치국 회의에 당 부부장으로 직급이 낮은 그가 단순 방청이 아닌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테이블에 앉아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이 회의에 빠진 상황에서 현 부부장이 회의에 참석한 것을 두고 그가 김 제1부부장의 역할을 '대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 제1부부장의 의사결정권을 대신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은 과거 현 부부장이 주요 행사에서 의전 등을 챙기던 김 제1부부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현 부부장이 사실상 김 제1부부장의 '비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이는 김 제1부부장이 다가오는 미국 대선을 대비하는 징후로 해석되기도 한다.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변수가 예상되는 만큼 외치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김 제1부부장이 미 대선 전 모종의 물밑 접촉을 지휘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7월 10일 김 제1부부장은 대미 담화를 통해 "우리는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위원장 동지(김 위원장)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신 적이 있다"라며 미국과의 무력 충돌이 아닌 대화를 원하고 있음을 넌지시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 7월10일 담화에서는 "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데 대하여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라고 특이한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김 제1부부장을 중심으로 대미 접촉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관계를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고 싶어 하는 만큼 미 대선 전 북미 간 깜짝 이벤트가 성사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10월 북미 정상회담을 일컫는 '10월의 서프라이즈' 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이 최근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연속으로 표출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김 위원장이 건강하며, 그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같은 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처한 보건 위기 등을 두고 "우리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통해 그들이 직면한 도전을 지원할 수 있다"라며 북한이 진지한 대화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도 이 같은 온건 발언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에서 어떤 체제 불안의 징후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열병식 개최 여부로 주목받고 있는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10일)을 두고 "이를 계기로 한 군사 행보도 전혀 징후가 없다"라며 북한 내부 상황을 안정적으로 바라봤다. 

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한 북한의 군사 도발 가능성 등을 일축하는 주요 군사 당국자의 발언까지 이어지자 미국 행정부 내에서 대북 메시지를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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