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서 유효표 534표 중 377표 얻어…"아베 계승이 내 사명"
첫 '無파벌·非세습 정치인' 총재…16일 총리 취임 및 조각 예정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예상했던 대로 일본 집권 자민당의 새 총재로 당선됐다.

자민당은 14일 도쿄도내 호텔에서 중·참 양원 합동 의원총회를 열어 신임 당 총재 경선을 실시한 결과, 스가 장관이 전체 유효표 534표 가운데 377표(약 70.5%)를 얻어 새 총재가 됐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과 함께 이번 경선에 출마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 정무조사회장은 89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68표를 각각 얻었다.

스가 신임 총재는 이날 경선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 선거인단뿐만 아니라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부 연합회 선거인단(1곳당 3표·총 141표)으로부터도 과반(89표)를 얻어 '대세론'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스가 총재는 오는 16일 소집되는 임시국회 중·참 양원 본회의에서 총리 지명 투표를 거쳐 일본의 제99대 총리로 공식 취임할 예정. 의원내각제를 택한 일본에선 원내 제1당 대표가 관례상 총리직을 맡는다.

자민당 8선 중의원(하원) 의원인 스가 총재는 당내 7개 주요 파벌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무파벌' 인사로 분류되지만 지난 8년 가까이 일본 정부 대변인이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비서실장 역할을 맡아온 아베 정권의 핵심인사이기도 하다.

스가 총재은 아베 총리가 지난달 28일 건강상 이유(궤양성 대장염 재발)로 총리직과 당 총재직 중도 사임 의사를 밝힌 뒤 당내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의 상담 끝에 총재 경선 출마를 결심했다.

이 과정에서 스가 총재는 니카이 간사장이 이끄는 니카이파를 비롯해 호소다(細田)·아소(麻生)·다케시타(竹下)·이시하라(石原)파 등 당내 파벌 5곳의 지지를 확보, 일찌감치 경선 승리가 유력시돼왔다.

스가 총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당 운영 방향과 정책과제 등을 제시할 예정. 스가 총재는 그간 '아베의 입' '아베의 복심'이란 별명에 걸맞게 "아베 정권 계승"을 새 정권의 지향점으로 제시해왔다.

이와 관련 스가 총재는 이날 경선 결과 발표 뒤 총재직 수락연설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란 국난 속에서 정치의 공백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 위기를 이겨내고 국민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아베 총리가 애써온 것들을 계승해나가겠다. 내게 그런 사명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아베 총리는 퇴임 인사를 통해 "(스가 총재가) 레이와(令和·작년 5월 취임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연호)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새 총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새 총재를 선두로 빛나는 일본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자민당 총재의 임기는 3년이지만 스가 총재는 아베 총리의 총재직 잔여 임기였던 내년 9월까지 일단 총재직을 수행하며, 자민당은 내년 9월 정기 당 대회를 통해 총재를 다시 뽑는다.

스가 총재는 15일 중 간사장과 총무회장 등 주요 당직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며, 16일 총리 임명 뒤엔 첫 내각 구성에 임한다.

자민당에서 '무파벌' 총재, '비(非)세습 정치인' 총재가 나오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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