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개성공단 관계자 만나 방안 모색…인도적 협력 메시지도
여당 중진출신 무게감·각인효과…'의지보여줘야 北나올 것'

28일,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금강산 기업인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통일부 제공)
28일,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금강산 기업인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통일부 제공)

우리 정부에 대한 북한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며 연일 북측에 협력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30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인영 장관은 지난 28일 금강산 기업인들과 만나 관광 재개의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장관은 지난 21일에는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 만난 면담을 하고, 개성공단이 재개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대표적인 남북 경협 사업이다.

남북 경협사업과 관련한 이 장관의 이러한 일정은 독자적인 국내 일정이지만 사실상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우리 정부의 강한 의지를 북측에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취임 이후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등 인도적 분야에서도 남북 협력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먹는 것' 분야에서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10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아픈 것' 분야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한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을 종종 승인해 왔다.

이어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분야에서의 남북 협력의 물꼬를 트기 위해 이 장관은 오는 2일 적십자사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살필 예정이다. 이 장관은 취임 전 '추석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장관이 4선 의원 출신에다 여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중진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행보에 무게감이 실리며 북측에 신뢰감을 더 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미협상이 '동결'된 상황에서 남북간 협력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선 그의 무게감있는 행보가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취임 한 달이 갓 지난 이 장관이 이러한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의 호응은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같이 지속적으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배경에는 북측이 언제든지 손을 내밀면 우리는 즉각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적 계산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장관은 취임 이후 기존 남북간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이에 앞서 합의 사항을 이행할 의지가 있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에도 힘을 두고자 했다. 북측에 우리의 의지를 꾸준히 보여줘야 북한이 무대응 전략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지난 26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면담을 갖고 "(북한과) 약속한 것을 반드시 지킨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남북간 합의하고 약속한 것, 큰 부분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그 약속과 합의를 실천하는 이런 과정의, 그런 길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정세현 부의장도 "의지가 중요하며 북측도 그(남북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면서 "북한은 우리가 전단 살포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드는 등 4·27 판문점 선언, 9·19 남북공동선언 등을 이행하고 있다고 인식을 하면 그때부터 북한은 움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의지를 북측에 보여줘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조언한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올해 내 대응해 올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북한이 올해 말까지는 내치에 집중하며 내부결속을 유도하고, 코로나19 방역·수해와 태풍 피해 복구 등에 주력하면서 대외 정책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이후로 발생 할 수 있는 북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이후 대남, 대미 노선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