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보다 개별 교회 우선…소모임, 찬송

1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에서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집합제한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에서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집합제한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개신교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교회가 또 한 번 지적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천주교 불교 등 타종교와 달리 개신교회에서만 유독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이유에 대해 대중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7명이 발생했다. 최근 6일간 누적 확진자는 1288명에 이른다.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만도 6일간 1213명에 달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들 및 개신교회발 집단감염 등이 꼽히고 있다. 신천지 사태 이후 줄어들던 코로나19 확산이, 불과 두 달 전인 6월에도 개신교회를 중심으로 다시금 증가한 바 있다.

신앙생활을 위해 실내공간에 모이는 행위는 개신교뿐만 아니라 천주교 불교 등 타종교에서도 똑같이 이뤄지는데, 교회가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로는 우선 교회들이 속한 교단의 지시에 구속력이 없다는 점이 크다.

개별 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과 같은 교단에 속해 있다. 이 교단은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교회연합과 같은 연합기관으로 뭉친다.

문제는 전국에 100여개 교단, 8만여 교회가 있어 통제가 쉽지 않고, 근본적으로 교단 총회보다는 각 교회의 입장이 우선시되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개신교에서는 이를 '개교회주의'(個敎會主義)라고 표현하는데, 모든 행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며 어떤 기관으로부터도 행정적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각 교회는 현장에서 교인들이 내는 헌금으로 운영되는데, 일부 소규모 교회나 사정이 어려운 교회의 경우에는 교단 총회의 지시가 있어도 문을 열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이외에도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이 성경 교리상 옳다는 입장이 강해 현장예배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교회의 특성도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에 속한다. 

결국 교황청을 중심으로 각 국가마다 중앙기관이 있는 천주교나, 교단은 여럿이지만 대한불교조계종 등 중앙기관이 확실한 대형교단이 주를 이루는 불교보다 구조상 교회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교회에서 많은 확진자가 나온 다른 이유로는 개신교 예배 특성상 '통성기도' 등으로 비말을 통한 전염이 이뤄지기 쉽다는 점이 있다. 보통 교회에서는 좁은 실내 공간에 모여 예배를 하고, 아멘을 외치며, 찬송가를 부른다. 실제 용인 우리제일교회의 경우 초기에 성가대원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고, 예배 때 마스크를 벗고 노래한 것 등이 확인됐다. 

개신교회에서는 타종교와 달리 소모임이나 수련회 등도 많이 연다. 또한 예배 뒤 식사를 함께 하는 경우도 잦다. 이런 모임을 통해 신도간 소속감을 키우는데, 이 과정에서 감염 위험도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거센 코로나19 확산세에는 사랑제일교회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제일교회는 극우성향의 집회를 열어온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있다. 전 목사와 같은 성향의 신도들이 집회 등에 참석하거나 설교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이 교회로 모였고, 결국 코로나19 확진자도 전국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 목사 또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

앞서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소망교회 영락교회 온누리교회 잠실교회 주안교회 창동염광교회 등 수도권 대형교회들은 18일부터 2주간 모든 예배와 모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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