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호(號)' 새 진용 꾸리고 본격 출항 준비

'박지원호(號)'가 새 진용을 꾸리고 본격 출항 준비를 마치면서 통일부에 이어 국정원도 대북 행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4일) 국정원 새 기획조정실장으로 박선원 현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국정원 2차장에는 박정현 비서실장을, 3차장에는 김선희 정보교육원장을 승진시켰다. 

문 대통령의 이번 인사 중 '대북통'으로 알려진 박선원이 기조실장 자리에 오르면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박지원 국정원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임명 등 안보라인 개편 과정에서 대북 정책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선원 신임 기조실장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내며 2007년 남북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참여한 '대북통'이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박 실장을 "제갈량이고 꾀주머니"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실장은 2005년 제2차 핵위기 당시 북한에 핵을 포기하면 전기(200만kW)를 주겠다는 아이디어를 낸 인물로 알려졌다. 

박 실장은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도 선거대책위원회 안보상황 부단장을 맡은 경험도 있다. 그는 외교안보자문그룹 핵심 인사로 활동하는 등 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깊다.

그는 지난 2018년 7월 상하이 총영사를 맡은 지 6개월 만에 서훈 당시 국정원장의 특보로 기용되며 북미·남북관계 문제를 다뤄온 전문가다. 

박 실장은 서훈 안보실장과도 오랜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서 실장의 최측근으로도 분류되면서 '김상균 1차장, 박선원 기조실장' 체제 구축으로 남북관계 급진전을 뒷받침할 인선을 전면배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균 1차장은 2018년 3월과 9월 서훈 당시 국정원장과 대북 특사단으로 평양에 다녀온 바 있다. 

박 실장을 발탁한 배경에는 박지원 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박 실장이 국가안보실과 국정원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국정원 인사 및 예산을 관장하는 핵심 요직인 기조실장 자리에 박 실장이 임명되면서, 통일부-국정원-국가안보실 등 안보라인 개편에서 대북 정책역량 강화에 힘을 불어넣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인영 장관이 임명 이후 연일 대북메시지를 표출하고 있는 가운데 국정원도 주요 인사 인선을 단행하는 등 '정비'에 나서면서, 통일부에 이어 국정원의 대북 행보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이 장관은 지난달 27일 취임 이후 남북 교류협력에 강한 추진 의사를 시사하며, 대북 접경지역을 찾는 등 기회가 될 때마다 북한을 향해 협력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특히 취임 3일째를 맞던 지난 30일에는 국내 한 민간단체가 신청한 코로나19 방역물품(8억원 상당)에 대한 대북 반츨을 승인하고, 내부적으로는 간부들과 대북 정책 아이디어를 모으는 행보를 지속하며 남북관계 복원의 물꼬를 틔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북 접촉 창구를 담당하는 이 장관과 박 원장이 모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북라인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해낼지 관심이 모인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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