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출신 정치인…DJ정부 총리실서 국정·행정 경험
‘인물론’으로 ‘민주당 강풍’ 극복…‘중진 같은 재선’

4·15 총선 전북지역 최대 접전지 남원·임실·순창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강풍’을 막아낸 무소속 이용호 후보가 최종 승리자였다.

이용호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 마케팅’을 앞세운 여당의 선거 전략을 내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며 ‘호남 유일의 무소속 당선’이라는 값진 승리를 챙겼다.

선거기간 내내 남원·임실·순창 선거구는 ‘힘 있는 여당 중진’ 슬로건으로 4선에 도전하는 이강래 민주당 후보와 ‘일 잘하는 사람’이란 인물론을 내세운 무소속 이용호 후보의 맞대결로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전북지역 10개 선거구 중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곳이었고 전국을 강타한 ‘민주당의 강풍’ 속에 사전투표율 전국 1위라는 변수(?)까지 생기면서 ‘초박빙’ 말고는 이렇다 할 판세 분석이 어려운 곳으로 대표됐다.

실제 개표 중간 과정에서는 ‘1표 차’의 급박한 상황이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호남 전체 28석 중 유일한 무소속 당선으로 유명세를 타게 됐다.

 이용호 후보는 4만3118표(득표율 49.49%)를 얻어 4만448표(46.42%)를 득표한 이강래 후보를 3.07%p 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민주당 지도부 파상 지원공세 속 고군분투

선거 과정에서 이용호 후보는 상대적으로 ‘초라함’ 그 자체였다.

여당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상대 후보의 경우 중앙당 유명 정치인 방문 유세와 지역 광역·기초 의원 등이 앞장서 선거운동을 도왔지만 이 후보에게는 친구, 주민 이외의 마땅한 지원군은 없었다. 무소속의 한계였던 셈이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2019년 10월8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2019.10.8/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20대 현역 국회의원인 이용호 당선인은 언론인 출신이다.

군 제대 후 경향신문사에 입사해 15년 동안 대부분 정치부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당시 ‘기자로 외곽에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현실정치에 부딪혀 보자’고 판단해 김대중 정부의 총리실에 들어가 정책·공보 비서관을 역임한다. 그곳에서 5명의 총리를 보좌하며 국정과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2004년 고향인 남원·순창 지역에서 당시 새천년민주당 경선을 거쳐 국회의원(17대)에 첫 도전하지만 당시 몰아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영향으로 열린우리당 이강래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역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0년 남원시장 선거, 2012년 남원·순창 총선 경선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국회 홍보기획관을 지냈다. 현재 국회 본회의장에 걸린 국회 한글 심볼이 당시 이용호 홍보기획관의 작품이다.

이 당선인은 2016년 20대 총선(남·임·순)에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첫 금뱃지를 거머쥔다. 3전4기 끝에 이뤄낸 첫 승리였다.

20대 국회에서 이 당선인은 행안위, 운영위, 국토위, 예결위 위원으로 활동하며 ‘중진 같은 초선’이란 평가를 받았다. 2018년 2월에는 국민의당 분열을 반대하며 무소속으로 남았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인물론 하나로 승리한 이 당선인은 “지역발전과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민주당 입당’ 공약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중앙 정치권에서는 이 당선인의 복당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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