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강화에 좋다는 소문에 수요 급증…전문가 "건강기능식품에 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면역력 강화에 좋다는 비타민C나 비타민D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비타민을 섭취하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거나 증상을 완화해 준다는 소문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백신이 없는 데다가 손씻기와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 외에는 딱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면역력 증진에 도움되는 영양제를 찾게 한다.

특히 비타민C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서도 쓰이고 , 최근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대량으로 투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뉴스위크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인 뉴욕 내 병원들에서는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를 돕기 위해 일일 권장 복용량보다 더 많은 양의 비타민C를 정맥 주사를 통해 투여하고 있다. 비타민C 일일 권장 복용량은 남성의 경우 90㎎ 여성은 75㎎이지만, 뉴욕 내 병원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비타민C를 환자들에게 투여한다는 것이다.

중국 우한의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도 중증 환자들에게 비타민C 투여 요법을 쓰고 있다. 우한 셰허(協和)병원의 류스 교수는 "중증 환자들에게 다른 약과 함께 비타민C를 정맥 주사를 통해 투여하고 있다"며 "비타민C는 비타민A나 비타민D와 달리 물에 녹는 수용성(水溶性)이어서 대량으로 투여해도 환자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서도 확진자가 연일 늘어나면서 비타민제를 비롯해 건강기능식품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비타민이 천연 항바이러스 물질인 인터페론을 생성하는 등 면역 증진을 돕는 건강기능식품일 뿐 아니라 기저질환 환자의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인식 때문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해 면역증강제, 비타민B·C 등이 2019년 동월 대비 적어도 50% 이상은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일동제약 아로나민 시리즈가 대표적으로, 2월달 판매량이 2020년 1월 대비 40~5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필수 비타민B 성분을 담은 대웅제약 임팩타민 시리즈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또 비타민D가 각종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다.

하지만 비타민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건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얘기다. 심지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감기 등 흔한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으나 비타민C든, D든 코로나19와 관련한 항체를 만든다거나 특별한 면역력을 제공하지 않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타민C든, 비타민D든 코로나19와 관련한 특이한 항체를 만들거나 면역을 제공하는 게 아니다"라며 "보통 이야기하는 건강기능식품 정도"라고 일축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타민이 건강기능식품 역할을 하는만큼, 과다 복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대학에서 영양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는 "수용성 비타민은 괜찮지만, 지용성 비타민을 과다 복용하면 신장결석이나 근육쇠약 등이 초래될 수 있다"며 "피로감이 오히려 더 쌓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p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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